음악

콘서트홀 좌석이 계단식 논처럼 배치된 이유 : 초기반사음, 공진피드백

justcoco 2025. 5. 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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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홀의 청중 좌석을 보면 마치 계단식 논처럼 바닥이 경사져있다.
단지 후방 좌석의 시야확보만을 위해 그렇게 설계되어있는걸까?
오늘은 좌석 바닥을 경사지게 하는 구조와 음향적 인지 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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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측면에서 경사 바닥이 주는 영향

왜 경사지게 설계할까?
가장 직관적인 이유로는 시야 확보가 있다.
앞사람에 의해 스테이지가 가려지지 않도록
경사진 설계를 통해 시야를 확보한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 이외에도 
음향적 이유로 인해 바닥을 경사지게 설계한다.


초기반사음과의 연관

먼저, 초기반사음의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한다.
초기 반사음 Early Reflections 은 청자의 귀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반사음이다.
대체로 벽, 바닥, 천장 등의 구조물이 소리를 반사한다.
초기반사음이 우리 귀로 전달되기까지의 시간지연이 50~80ms(밀리초) 안이면
음은 하나처럼 들린다. 즉 음악으로서의 존재감이 풍부해진다.

초기반사음 전달 시간 0.05~0.08초

ms는 밀리초로, 1/1000초이다.
즉 초로 환산하면 50ms ~ 80ms 는 0.05~0.08초이다.
이 짧은 시간 내에 도달한 반사음은, 직접음과 하나의 음으로 통합해서 듣는다.
이 시간은 청각심리학과 음향공학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이다.

첫반사음이 80ms 이내이면 뇌는 반사음을 직접음의 일부로 인식한다.
한 음원에서 온 소리로 여겨 에코로 분리되어 들리지 않으며 풍부한 울림으로 인식한다.

80ms보다 시간이 길어지면 뇌는 별개의 음으로 인식한다.
즉, 에코로 인식해 명료도가 흐려지며, 음색이 탁해지는 이유가 된다.
지각적으로도 혼란스러운 소리로 인식된다.

따라서 초기반사음이 0.05~0.08초 이내에 도달하게끔
바닥을 경사진 구조로 설계해 소리 전달 경로를 효과적으로 형성시킨다.

뒷줄일 수록 명료도가 올라간다.

앞줄에선 반사음이 다양한 각도로 돌아온다.
벽, 천장 등 굴절,산란 등이 발생하며 반사음 도달까지의 시간이
오히려 분산되어 명료도가 떨어질 수 있다.
다양한 방향에서 반사음이 분산된다는 뜻이다.

뒷줄은 앞줄에 비해 반사면이 직선경로에 더 가깝다. 
이는 반사음이 빠르고 직접적인 경로를 통해 와서
초기 반사음이 타이트하게 도달한다. 명로도가 비교적 올라간다.

단,
명료도나 밝음, 선명도 등은 홀 자체의 구조(벽,천장 등)가
이러한 현상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럼에도 경사진 바닥은 간접적으로 이를 더 증폭시켜준다.


theatre

Pixabay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63328/

공진피드백과의 연관

- 공진은 공간이나 물체가 특정 주파수에 반응해 그 음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 피드백은 출력된 음이 다시 마이크로로 들어가 증폭 → 출력 → 증폭 …반복하는 것이다.

· 공진피드백은 어떤 주파수 음파가
공간 구조나 재질, 마이크나 스피커의 배치에 의해
지속적으로 증폭되는 현상이다.

ex)
마이크 하울링현상, 콘서트홀에서 특정 음만 울리는 비정상적 에코현상,
혹은 현악기 특정 음만 "웅-" 울리는 현상
등을 공진피드백의 예로 들 수 있다.


평평한 바닥의 경우 음파가 좌석 간 다중반사되어 특정 주파수가 공진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수평전파로 인해 횡간섭 발생 가능성이 있다.

반면 경사진 바닥은
1. 반사 경로를 분산시켜 이러한 피드백 경로를 차단하는 효과를 준다.
2. 높이차로 수평 간섭이 줄어든다.
경사진 표면을 따라 위쪽으로 산란되어 간섭을 탈출한다.
3. 높이차로 정재파 경로를 일정하지 않게 한다.
이러한 공진 피크 분산은 공명 피트백 위험도를 낮춘다


감쇠 : 고음 전달

감쇠는 어떤 물리량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이다.
귀로 들어오는 음력이 줄어드는 현상이 음향 감쇠이다.
고음은 특히 감쇠율이 높다. 특히 뒷자석으로 갈수록 고음역대는 점차 감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관객석이 경사로 되어있는 경우, 고음역대의 감쇠율을 낮출 수 있으며
고음이 더 명료하게 전달된다.

흡음 : 저음 전달

흡음은 흡음재나 구조물 등이 소리 에너지를 가져가는 현상이다. 
일반 좌석의 경우 앞사람이 그러한 흡음체가 되어 음을 가져간다.
특히 저음역대가 손실된다. 
관객석이 계단식논처럼 되어있으면 경사로 인해
흡음으로 인한 저음역 손실을
일부 막을 수 있다.


계단식 좌석으로 설계된 관객석에서
소리가 높이 퍼지면
모든 좌석에 직접음과 초기반사음이 천장, 측면, 후면을 타고 균형있게 관객석에 도달한다.
고음역대와 저음역대의 에너지가 충분히 전달되고, 청취명료도는 올라간다.

계단식 좌석은 최고의 청취경험을 위해 설계된 공간적 배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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