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음계는 하나의 선율 위주라 밋밋하고 심플하지만,
서양음계는 다양한 키와 선율이 여러 조성을 넘나든다.
그렇다면 동양의 음계는
서양의 초기 음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발전도 없이 게으른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것일까?
오늘은 동서양의 음계에 대해, 문화적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다.
* 단성음악과 다성음악을 알자.
단성음악은 monophony 다성음악은 Polyphony이다.
단성음악은 하나의 선율만으로 이루어진다. 모두가 같은 음을 연주한다.
민요나 그레고리오 성가와 같은 음악이다.
다성음악은 독립된 선율이 동시에 울린다. 하모니가 생긴다.
단성음악에 비하면 매우 풍부한 소리가 난다.
복잡성으로 인해 불협하기도 해서 거슬릴 때도 있다.

cottonbro studio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4709825/
* 서양 음악
서양 조율법의 발전은
피타고라스음계, 순정률음계, 중간전음계, 평균율음계 순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양은 다성음악이며, 하나의 키를 넘어 전조가 일어난다.
전조가 일어나도 모든 조성에서 일정한 키를 유지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조율법 역시 계속해서 발전하게된다.
1. 피타고라스 음계 Pythagorean Tuning , 전통 레시피
피타고라스 음계는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 유럽까지의 시대의 음계이다.
완전5도를 연속으로 쌓아 음계를 구성했다.
도 | 솔 | 레 | 라 | 미 | 시 | 파 | 도 |
1 | 3/2 | 9/8 | 27/16 | 81/64 | 243/128 | 4/3 | 2/1 |
5도는 정확하며 단선율 음악에는 적합했지만
3도가 불협화음처럼 거칠었고 화성 자체에는 부적합했기에
다성 음악으로서의 발달에 한계가 있었다.
2. 순정률 음계 Just Intonation, 그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
순정률 음계는 르네상스 시대 때의 음계이다. 15세기 전후이다.
자연 배음 비율을 사용하였다. 자연적 화음의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 기준이며
그에 따라 만든 조율방식이다.
순정률의기본은 소리끼리의 진동수비율이 단순한 정수비이다.
하지만 특정 조성 안에서만 완벽하고, 조성이 달라지면 문제가 생긴다.
즉, 초기의 다성음악에만 효과적이었고 특정 키(C장조)에서는 천상의 이상적인 화음을 들려주지만,
전조되는 순간 음정비가 깨져버린다.
전조가 많은 복잡한 음악에는 한계가 있었다.
3. 중간전음계 Meantone Temperament , 가게마다 달라요. 요리사마다 달라요.
중간전음계는 르네상스 후반에서 바로크 초반의 음계이다. 16~17세기이다.
완전5도를 약간 좁혀서 3도를 최대한 순정에 가깝게 조율한다.
그렇게되면 5도가 살짝 부자연(Wolf Fifth) 스러워지지만 3도가 매우 깨끗하고 아름답게 조율된다.
중간전음계로 조율하면 순정률에 비해서는 전조가 양호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즉, 중간전음계역시 특정 조성에서만 제한적으로 아름다운 화음과 전조가 가능하다.
4. 평균율음계 Equal Temperament , 어디서나 일정한 프랜차이즈
평균율음계는 바로크 후반에서 현대까지의 음계이다.
1 옥타브를 12개의 반음으로 완.전.균.등하게 나눈 것이다.
모든 반음 간 주파수 비율은 정확해진다.
따라서 전조가 자유로우며 모든 키에서 음정관계가 동일하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약간의 불협화음이 모든 음정에 골고루 퍼져있기 떄문이다.
완벽한 조화가 존재하지 않지만, 듣기싫은 부조화도 없다.
모든 조성에서 자유로운 전조가 가능하며 연주나 작곡에 있어 자유도가 상승한다.
* 그럼 동양음악은?
동양음계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음음계이다.
또한 동양의 선율은 기본적으로 하나이며, 서양처럼 다성음악이 아닌 단성음악이다.
하나의 멜로디가 중심이 되어 발전했으며, 화성의 개념이 미약하다.
한중일의 전통음악은 기본적으로 궁,상,각,치,우의 도,레,미,솔,라 음계이다.
이것을 배율법이라고 한다.
옥타브와 5도를 반복하는 방식이며 피타고라스음계적 발상과 유사하다.
* 그렇다면 동양 음악은 피타고라스적 발상에서 멈추어버렸는가?
서양은 다성음악에 화음과 화성이 중심이었기에 조율법의 혁신이 필요했다.
서로 다른 악기가 등장하고, 서로 다른 연주와 음으로 인해 서로 부딪혔다.
이 거슬리는 부딪힘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순정률, 중간전음계, 평균율이 등장한다.
하지만 동양음악 하나의 조성 안에서 한 선율을 끝까지 이어나간다.
발전이 멈추었다기 보단 굳이 바뀔 필요가 없었던 것.
문제 없이 계속 쓸 수 있었기에 변화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음악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낮았던 것인가?
1. 악기 수와 종류
동양은 거문고,가야금,비파,단소,퉁소,대금 등 제한된 악기만 사용되었다.
그에 비해 서양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 각종 악기의 카테고리가 나뉘어지게된다.
(현악기, 타악기, 관악기 등)
2. 음악에 대한 관심
서양은 교회음악, 궁정음악, 귀족의 살롱음악 등 음악 자체가 문화의 핵심이 된다.
그에 비해 동양은 상대적으로 음악이 사이드메뉴 정도 위치였다.
오히려 과도한 음악 향유를 좋지 않은 것으로(풍속 어지럽힘)여기기도 했다.
유교 경전 예기에서는 "악은 정치와 도덕을 돕는 것"이라 명시했고
이시중의 동양음악사에서는 "동양 음악은 군주의 도덕성과 국가 질서를 보조하는 수단"
이었다고 강조한다.
* 동양에서 음악은 가벼운 것?
음악을 가볍게 본 것은 아니다.
동양은 국가의 큰 행사나 의식이 있을 때마다 의례용 음악을 정교하게 다듬는다.
즉, 미적 추구로서 음악을 사용하기 보단
사회적,정치적 도구, 혹은 조화의 도구로서 음악을 사용했던 것이다.
창조보단 조화나 정형화를 중요시했다.
오늘은 서양의 조율법, 서양과 동양의 음악에 대해 가볍게 알아보았다.
서양과 동양은 각각의 문화적 차이와 인식의 차이로 인해 음악이 다른 방향과 결을 가지고 공존해왔다.
새로운 등장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서양의 음계와 조율법은 계속해서 대안을 찾아내었고
그것이 진보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동양의 음악은 그 나름의 조화와 균형과 다스림으로서의 위치를 견지해나가며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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