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제작 피치 vs 연주 피치 : 왜 이 둘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까?

justcoco 2025. 5. 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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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콘서트 피치필하모닉 피치의 실제 차이에 대해 알아보았다.
A4 = 400Hz의 합의된 표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오케스트라는 A4 = 442~445Hz까지 기준피치를 올린다.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알고보면 높은 피치로 조율된 것? : 필하모닉 피치란

프로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알고보면 높은 피치로 조율된 것? : 필하모닉 피치란아래 포스팅에서 기준음의 개념, 표기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준음의 음계 번호: A4와 MIDI 69, A49.. 왜 다를까?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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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준피치 상승의 다양한 이유 중 하나는 악기 고유의 제작 피치와 관련이 있다.
악기가 제작될 당시의 기준피치에 맞춰,
오케스트라의 전체 피치를 상승시켜 악기 고유의 음색의 질을 높인다.

오늘은 그 제작 피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제작 피치란 무엇인가?

제작 피치는 악기 제작 당시,
그 악기로 하여금 최적의 음정과 울림을 낼 수 있게 설계하는 A 피치이다.
악기가 가진 가장 가장 최적의 공명을 낼 수 있게 주파수를 설정한다.
예를 들어 현재 오보에는 애초에 A=442Hz 기준으로 설계된다. 

* 음향 중심값, 바꿀 수 없다.

이 제작 피치는 악기의 음향 중심값reference frequency이 된다.
연주할 때의 기준 피치는 언제든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제작 피치는 한번 설정되면 결코 바꿀 수 없다.
제작 피치가 잘못 설정되어 설계된 악기는 조율이 매우 어려우며 음정의 불균형을 겪는다.
따라서 제작피치는 악기 설계 도면의 기준점이 되며, 그 기준점 위에 모든 요소가 정렬된다.

현악기는 이 음향 중심값을 기준으로
현의 장력, 길이, 두께가 결정된다.
목관악기는 직경, 음공, 관 길이 등이 결정되며
금관악기는 마우스피스 깊이나 튜브 길이, 벨 곡률
마지막으로 피아노의 경우 현 배치부터 철제 프레임의 강도,
소리를 위한 향판 향봉 등에 까지 영향을 준다.

이렇게 각 악기는 정해진 음향 중심값을 기준으로
최적의 공명을 유도할 수 있게 설계된다.

* 음향 황금비 A=442Hz

대형 홀에서 연주시 최적의 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음향 황금비는
A=442Hz로 알려져있다.

현악기는 보편적으로 A=442Hz를 음향중심값으로 잡지만,
무조건 반드시 그렇게 설정되는것은 아니다.

현의 특징이나 악기 제작년도, 연주 스타일이나 기타 전통적 이유로
다소 유동적인 편이다.

하지만 음향중심값이 무조건 A=442Hz인 악기도 있다.


* 무조건 442Hz :  오보에, 바순 등

1. 오보에
오보에는 대부분(사실상 무조건)  A=442Hz이다.
오보에는 특히 다른 악기보다도 피치 일치가 어렵고 피치 조정이 제한적이다.
다른 관현악기처럼 줄을 조이거나 관을 늘이는 식의
융.통.성 있는 조율이 불가능한 악기이다.
(조율을 위해서는 리드를 조정해야한다.) 
따라서 애초에 설계와 제작 단계에서 정확한 피치를 설정해서 제작한다. 
이 기준이  A=442Hz 가 되는 것이다.

-오보에가 기준악기이기 때문인걸까?

Oboe

cottonbro studio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7095497/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기 전,
오보에의 A음 기준으로 모든 악기가 A음을 낸다.
오보에는 이렇게 오케스트라의 조율 기준 악기로 사용되기때문에
제작 피치와 연주 피치가 일치해야만한다.
말했듯, 오케스트라 튜닝 기준음이 사실상  A=442Hz이기 때문에
모든 오보에의 음향기준점은  A=442Hz이다. 

하지만 오보에가 기준악기이기때문에
마치 희.생.되.듯 442Hz로 고정 되어버린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이유도 해당되나,

더 근본적으로는 오보에가 진 악기 구조 역시
442Hz에서 공명,음색, 음향이 가장 좋다. 
이러한 이유들이 서로 상호작용한 결과가 442Hz이다.

2. 바순
오보에와 유사하게 바순도 A=442Hz 기준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바순이 오보에보다는 조율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리드와 튜브를 통해) 
무.조.건은 아니지만 거의 A=442Hz 이다.
(다반 일부 북미에서는 A=440Hz 기준이 사용되기도 한다)

오보에 보다는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미세한 수준이지, 악기 본래의 음향 중심값은 변경 불가하다.

3. 콘서트 플루트
현재 제작되는 대부분의 콘서트 플루트는  A=442Hz 기준이다.
정확히  A=442Hz  중심으로 맞추어야지만 악기의 전반적인 반응이 최적화될 수 있다.

일부 악기는 440Hz에서도 음향 중심값을 잡지만, 
대부분의 주요 관현악기들이 442Hz를 중심으로 음향 중심값을 잡고 있기 때문에,
전체 합주 맥락에서 442Hz 를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한다.

4. 콘서트 피아노
일부 콘서트홀에서 사용되는 고급 그랜드 피아노 역시
A=442Hz 로 출하 되어, 피아노 내부 구조 역시 442 기준을 최적화시켜 제작했고
조율사는 이를 기본 전제로 튜닝한다.

5. 하프
현대 하프는 거의 대부분 A=442Hz 이다.


- 고급악기 일수록 442Hz

플루트와 피아노는 '콘서트'가 붙을 때 A=442Hz 기준이 된다.
이 말은 단순한 추세로서 A=442Hz가 되기보다는
이미 제작 단계에서 콘서트홀을 기준으로 제작되는
고가의 고급피아노, 고급플룻 등이  A=442Hz가 되는 것이다.


* 금관악기와 타악기는 예민하지 않다.

금관악기의 경우 슬라이드 조정이 가능해,
다른 악기에 비해 비교적 피치의 융통성이 있다.
트럼펫이나 트롬본, 호른, 튜바 등의 악기는 튜닝 슬라이드가 존재하며
연주 중에도 피치 조정이 가능하다.

타악기는 피치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악기이에, 오케스트라의 전체 피치에 맞춘다.


 

결론, 그렇게 형성된 필하모닉 피치

이러한 관현악기들 사정을 반영하면
전체적인 앙상블이 가장 조화를 잘 이루는 지점442~443Hz 가량이 된다.
평균 주파수인 440Hz 보다 더 집중되는 주파수인 [필하모닉 피치]가 형성된 것이다.

필하모닉 피치의 442Hz~443Hz 는 단순한 평균점을 넘어,
물리적인 악기의 요소, 청각적 심리, 연주자의 심리, 전통적인 관행과 관습 등 종합점이다.

피치는 시대를 지날수록 자꾸만 상승하는 기분이 든다.
앞으로 442Hz가 A음의 표준이 될 수 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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