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알고보면 높은 피치로 조율된 것? : 필하모닉 피치란
아래 포스팅에서 기준음의 개념, 표기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준음의 음계 번호: A4와 MIDI 69, A49.. 왜 다를까?
오케스트라는 연주 직전 모든 악기가 함께 '라' 조율음을 내며 조율한다.concert pitch 이다.이때 우리는 항상 '라' 라는 기준음을 듣게된다.기준음 '라'는 무엇이며, 그러한 기준이 정해진 까닭,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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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율의 기준음은 A4음 440Hz이다. 이 기준음을 콘서트 피치 Concert Pitch 라고 한다.
반면 필하모닉 피치 Philharmonic Pitch 라는 것이 있다.
필하모닉 피치는 콘서트 피치보다 조금 더 높은 442~445Hz이다.
콘서트 피치가 표준어라면, 필하모닉 피치는 사투리와 같다.
오늘은 필하모닉 피치에 대해 알아보겠다.
* 프로연주자들의 영상과 음원, 대부분 높은 피치
세계적인 콘서트홀에서의 리사이틀, 협연, 콩쿨 혹은 레코딩사...
유명 연주자들에 의해 연주되는 악기의 피치는 국제표준인 440Hz보다 살짝 높은 피치이다.
442~443Hz, 더 높은 경우 445Hz까지도 높아진다.
조성진의 모차르트협주곡의 경우 443Hz, 아쉬케나지의 베토벤 소나타는 442Hz...등
다양한 세계적 연주자들의 실제 연주 피치는 표준보다 높다.
* 왜 더 높은 피치 일까?
사실 이러한 세계적인 홀에서 피치를 결정할 수 있는건 연주자 본인이 아니다.
자신이 선택해서 피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연주 환경에서 이미 그 값으로 세팅되어있다.
특히 콩쿨이나 협연의 경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데
오케스트라 악기는 조금 더 높은 피치로 조율할 때 더 빛나는 소리를 낸다.
* 필하모닉 피치 Philharmonic Pitch
필하모닉 피치는 각각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기준 피치이다.
역사가 깊은 오케스트라의 경우 오랜 정통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치를 선택해왔다.
또 그들이 표현하고 싶어하는 음악에 따라 기준을 자율적으로 조정해가며 연주해왔을 것이다.
그러한 오케스트라 만의 전통과 개성을 위해 그들은 자조적인 필하모닉 피치을 설정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표준어가 단지 편의를 위해 합의한 언어일 뿐
각자의 사투리는 엄연한 각자만의 고유의 언어이다.
440Hz 역시 편의를 위해 합의된 값일 뿐,
시대마다, 단체마다, 악기마다 그 정체성을 위한 그들만의 표준은 다를 수 있다.
* 특히 조금 더 높은 피치로 조율하는 관현악기 만의 악기 특성도 있다.
1. 관현악기는 조금 더 높은 피치로 조율할 때 더 빛난다.
2. 관현악기는 각각의 악기 제작사 별로 제작 피치가 있다.
제작 피치와 실제 연주 시의 피치가 다를 경우 악기 자체에 부담이 간다.
전체 오케스트라 악기가 모였을 때 그 중간 타협점이 442~443Hz 정도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을 총체적으로 고려해보았을때
오케스트라가 자체적으로 형성해온 피치는 표준 440Hz보다 높다.

cottonbro studio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7095719/
* 세계의 오케스트라의 필하모닉 피치
세계 오케스트라의 필하모닉 피치는 다음과 같다.
빈 필하모닉은 밝은 음색을 추구한다. A = 443Hz 베를린 필하모닉도 밝은 음색을 추구하며, 2000년대 이후부터 계속 고정되어있다 A = 443Hz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A = 443Hz 파리 오케스트라 A = 442~444Hz 뉴욕 필하모닉은 A = 442Hz 도쿄 필하모닉은 A = 442~443Hz NHK 심포니 A = 442Hz |
세계의 각 오케스트라의 경향을 보면
유럽은 조금 높은 경향이다. 기본 443이고, 특히 남유럽쪽으로 444 Hz 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미국,영국,일본 등은 442 Hz를 기준으로 둔다.
* 거의 유일한 440Hz의 오케스트라 RCO
유럽의 마지막 440 Hz 거장이라는 별칭이 있는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트르허바우RCO 이다.
피치를 높이면 밝고 뚜렷하면 텐션이 생긴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들은 그러한 공연 효과를 위해 피치를 높인다.
하지만 네덜란드 RCO의 경우
1. 전통사운드를 중시하는 의지가 강하다.
2. 다른 오케스트라와 차별된 음색. 중후한 정체정 유지.
3. 콘세르트허바우 홀의 울림과 음향.
등의 다양한 이유로 440Hz를 유지하고있다.
관현악기의 악기적 특성에 의해 높은 피치로 설정했다면,
그렇다면 피아노 단독 악기의 경우 어떨까?
* 피아노만 있어도 높은 피치일까?
피아노 리사이틀의 경우 피아노 단독 악기로만 이루어진다.
이러한 순수 피아노 독주의 경우에도 높은 피치일까?
재미있게도 피아노 독주회의 경우에도 대부분 표준보다 높은 피치로 조율한다.
랑랑이 베를린에서 연주했을 때 피치는 443Hz 였다.
예술의 전당에서 임윤찬이 연주했을 때 피치는 442Hz였다.
일부 지방에서의 공연 등은 440Hz로 맞춰져있을 수도 있겠지만,
세계적인 기준에서는 442Hz 이상이 기준이다.
큰 콘서트홀에는 상주하는 조율사가 있다. 조율사는 콘서트홀의 피아노를 442Hz 이상으로 유지한다.
특히 현대 피아노(고급피아노)는
기.본.적으로 A4=442~443Hz에 맞추어져 생산된다.
* A=440Hz 표준으로 조율하는 경우도 있을까?
당연히 있다.
1. 물리적 제약
악기 자체가 높은 피치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오래된 피아노, 빈티지 현악기 등 고악기의 경우 여기 해당한다.
또 연습용의 그랜드피아노는 기본 출고값이 표준값이기 때문에 440으로 조정해야한다.
2. 연주자의 요청
연주자가 사전에 조율사, 관계자 등과 협의하는 경우에도
표준 피치 세팅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밝은 음색보다는 깊이 있는 음색, 차분한 음색을 원할 시 표준으로 맞출 수 있다.
3. 고전 음악
2번의 요청과 비슷하다. 초기 베토벤이나, 헨달, 하이든 등 고전음악을 해석하는 경우
당시의 음색과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A=440Hz ,
특히 바로크 시대 등 역사적인 연주로 거슬러 올라갈 수록
그보다 더 낮게 세팅하기도한다. (415, 392)
4. 방송, 음원
청취 경험이 일관된 것이 중요한 방송, 음원 등의 경우
기준 피치로 통일하게 된다.
오늘은 필하모닉 피치에 대해 알아보았다.
최적의 연주경험, 최적의 악기 상태를 위해서
국제적으로 설정된 주파수 보다는,
자체적으로 조율해온 조금 더 높은 주파수를
표준 피치로 정했다.
편의를 위한 표준도 중요하지만
실제 연주자들의 연주를 통해 쌓아온 관습 역시 중요하기에
필하모닉 피치 개념에 대한 것을 알아두는 것은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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